AI 시대 대학의 생존법, '협력적 거버넌스'에 답이 있다

'나 홀로' 정책의 종말… 학문적 진실성부터 법적 분쟁까지 '시한폭탄'

상아탑의 미래, IT·교수·학생·법률팀 아우르는 'AI 협의체' 구성이 핵심

투명한 원칙 수립과 지속적 피드백… AI 리스크 줄이고 혁신 동력 확보

생성형 인공지능(AI)은 더 이상 단순한 기술 유행을 넘어 고등교육 기관이 마주한 핵심 과제로 부상했다. 학문적 진실성 훼손, 개인정보 침해, 잠재적 법적 분쟁 등 AI가 야기할 수 있는 위험 요소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각 대학은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특히 일부 부서가 단독으로 수립한 폐쇄적인 AI 정책은 현실과 동떨어져 실효성을 잃고 오히려 기관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과거 소수의 연구실이나 적응형 학습 플랫폼에 국한되었던 캠퍼스 내 AI 활용은 이제 강의 계획서, 학생 상담, 심지어 교직원 회의에까지 깊숙이 파고들었다. 학생들이 AI 챗봇으로 과제를 작성하고, 교수들은 연구비 지원 신청서에 알고리즘의 자문을 구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새로운 비용 부담을 야기한다. AI 오남용이 방치될 경우, 각 기관은 규제 준수 비용, 소송 가능성, 그리고 부정적인 여론 형성이라는 삼중고에 직면할 수 있다. 사회적으로는 신뢰의 간극도 뚜렷하다. 한 조사에 따르면 학생의 72%가 자신의 데이터가 AI 모델에 활용되는 방식에 대해 염려하는 반면, 교원의 65%는 캠퍼스 내 AI의 윤리적 사용을 지도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하향식 명령이 아닌 '협력'이 성공적인 AI 정책의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고등교육 전문 매체 '인사이드 하이어 에드(Inside Higher Ed)'는 일부 조직이 단독으로 수립한 AI 정책이 현실의 복잡한 문제들을 예측하지 못한다고 분석했다. 한 정책 전략가는 "IT 부서가 교수진, 도메인 전문가, 학생 대표들의 의견 없이 규정을 만들면, 그 정책은 책상 서랍 속에 방치될 뿐"이라고 지적했다. 대신 법률 자문, IT, 교육 설계, 학생 자치 기구, 외부 파트너까지 아우르는 '범캠퍼스 워킹 그룹'을 통해 AI 기술 발전에 맞춰 유연하게 적응하는 '살아있는 문서'로서의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협력적 접근 방식의 효과는 이미 데이터로 입증되고 있다. 미국 교육 기술 비영리 단체인 EDUCAUSE의 한 AI 태스크포스(TF) 의장에 따르면, 'AI 협의체'를 설립한 교육 기관들은 한 학기 만에 학문적 진실성 위반 사례가 40% 감소하는 성과를 보였다. 또 기술 윤리학자는 "공중 보건 대학들이 AI 공급업체와 직접 협력했을 때, 몇 주 만에 데이터 편향성의 사각지대를 발견할 수 있었다"고 보고했다. 또한, 투명하고 협력적으로 AI 헌장을 제정한 대학은 혁신 프로젝트에 대한 연구 보조금 유치 실적이 25% 더 높았다는 캠퍼스 언론의 분석도 있다.

성공적인 협력적 AI 정책 수립은 다음과 같은 단계로 이루어진다. 먼저 IT, 교수진, 도서관, 학생 단체, 법률팀, 외부 AI 파트너 등 핵심 이해관계자들을 파악하고 한데 모으는 것이 시작이다. 이후 캠퍼스 구성원들이 어떤 AI 도구를, 어떤 목적으로, 무슨 데이터를 활용해 사용하고 있는지 전수 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한다. 이를 바탕으로 학문적 진실성, 데이터 프라이버시, 접근성과 같은 공동의 원칙을 담은 사명 선언문을 함께 작성한다. 마지막으로, 완성된 정책을 시범 부서에 우선 적용해 문제점을 보완하고, 분기별 포럼 등을 통해 기술진, 교수, 학생이 지속적으로 의견을 교환하며 개선해 나가는 피드백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AI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대학이 짊어져야 할 책임과 위험의 무게도 커지고 있다. 협력적 정책 설계 없이 각자의 길을 고집한다면 지적 재산권 분쟁부터 잠재 입학생들의 신뢰 하락으로 인한 등록률 감소까지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다. 학습, 교육, 연구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AI 시대에, 단 하나의 부서가 만든 정책이 과연 조직 전체를 위한 최선의 답이 될 수 있을지 자문해야 할 때다.

결국 미래 AI 시대에 가장 강력한 회복탄력성을 갖춘 대학은 부서 간의 벽을 허물고 다양한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AI 거버넌스를 단순한 행정 절차가 아닌 '공동의 여정'으로 인식하는 곳이 될 것이다. 진정한 혁신과 보호는 소수의 선구자가 아닌 공동의 목표 아래 뭉친 커뮤니티로부터 시작된다.

 

 

작성 2025.09.25 20:25 수정 2025.09.25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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