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주요 국가에서 미국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호감과 신뢰가 하락하면서 중국과 시진핑 국가주석에 대한 평가가 상대적으로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가 15일 발표한 국제 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 대상 36개국 가운데 상당수 국가에서 중국을 미국보다 긍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자가 더 많았다.
이번 조사는 지난 2월 8일부터 5월 13일까지 한국을 포함한 세계 36개국 성인 4만2천151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퓨리서치센터는 최근 중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인식이 개선된 반면 미국에 대한 평가는 악화하면서, 다수 국가에서 중국의 국가 호감도가 미국을 앞서는 변화가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미국을 중국보다 긍정적으로 평가한 국가는 한국과 일본, 인도, 필리핀 등 6개국에 그쳤다. 반면 캐나다와 멕시코를 비롯한 미국의 인접국과 다수 유럽 국가에서는 중국의 호감도가 미국보다 높게 조사됐다.
캐나다의 경우 2023년 미국에 대한 호감도는 57%, 중국은 14%였으나, 올해 조사에서는 중국 44%, 미국 33%로 평가가 뒤집혔다.
영국에서도 중국에 대한 호감도가 미국보다 높았으며, 프랑스와 독일, 스페인 등 미국의 전통적인 유럽 동맹국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국가 지도자에 대한 신뢰도에서도 시진핑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을 앞선 국가가 늘었다.
‘세계 문제와 관련해 올바른 일을 할 것이라고 신뢰하는가’라는 질문에서 유럽 다수 국가 응답자들은 트럼프 대통령보다 시진핑 주석에게 더 높은 평가를 보냈다.
독일과 그리스, 이탈리아, 네덜란드, 스페인, 스웨덴, 영국에서는 시 주석에 대한 신뢰도가 트럼프 대통령보다 10%포인트 이상 높게 나타났다. 다만 두 정상 모두 대부분의 국가에서 과반의 신뢰를 확보하지는 못했다.
한국에서는 미국에 대한 호감도가 45%, 중국은 28%로 미국 선호가 여전히 우세했다. 일본도 미국 50%, 중국 11%로 미국에 대한 선호가 높았으며, 인도와 이스라엘에서도 미국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이 중국보다 많았다.
다만 한국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에 대한 신뢰도 격차는 크게 좁혀졌다. 지난해 한국 응답자의 트럼프 대통령 신뢰도는 33%, 시 주석은 15%였지만, 올해는 두 정상에 대한 평가가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미국과 중국 정부가 자국민의 개인적 자유를 존중하는지에 대한 평가에서는 미국이 중국보다 여전히 높은 점수를 받았다.
그러나 미국 정부가 개인의 자유를 존중한다고 보는 응답은 2021년 이후 거의 모든 조사 대상 국가에서 감소했다. 한국과 캐나다,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스페인 등에서는 긍정 평가가 25%포인트 이상 하락했다.
중간소득 국가에서는 미국의 대외정책을 중국보다 더 간섭적으로 바라보는 경향도 확인됐다.
17개 중간소득 국가 응답자의 중간값을 보면 미국이 다른 나라의 문제에 개입한다고 평가한 비율은 75%였으며, 중국은 45%였다. 중국을 미국보다 신뢰할 수 있는 협력 상대이자 국제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는 국가로 보는 응답도 상대적으로 많았다.
이번 조사 결과는 트럼프 행정부의 일방주의적 외교와 관세정책, 동맹국과의 갈등이 미국의 국제적 신뢰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가운데 중국이 경제협력과 외교 관계 확대를 통해 그 틈을 파고든 결과로 풀이된다.
다만 중국 정부의 인권과 개인적 자유, 주변국과의 영토 갈등 등에 대한 우려도 여전히 큰 만큼, 이번 결과를 중국에 대한 전면적인 신뢰 상승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